대덕전파천문대(TRAO)

대덕전파천문대(Taeduk Radio Astronomy Observatory, TRAO)는 한국천문연구원(KASI)이 대전 유성구 대덕연구단지에서 운영하는 단일접시 전파망원경입니다. 우리나라 전파천문학의 첫 관측소이자, 오늘날 4대의 망원경이 함께 관측하는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이 태어나는 밑거름이 된 곳이기도 합니다. 단일접시 망원경과 간섭계의 차이는 전파망원경 편에서 먼저 확인해 보세요.

한국 전파천문학의 출발점

1975년 민영기 박사가 전파천문 관측소 건설을 처음 구상한 이래, 1979년 국내외 협력 논의를 거쳐 1983년 대덕연구단지에 부지가 확정되었습니다. 이후 안테나와 수신 장비를 갖추는 공사가 이어져 1986년 무렵 설비가 마무리되었고, 1987년 오리온성운(Orion-KL)의 일산화탄소(12CO) 분자선을 관측하며 첫 관측(First Light)에 성공했습니다. 이후 1990년부터는 국내 연구자들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관측시설로 문을 열었습니다.

1990년대 후반에는 수신기를 쇼트키(Schottky) 방식에서 훨씬 민감한 SIS 방식으로 개선했고, 1996년에는 다른 전파망원경과 신호를 묶어 관측하는 VLBI 사전연구를 수행했습니다. 이 경험이 밑거름이 되어 2001년부터 4대의 21m 전파망원경을 새로 건설하는 KVN 사업이 시작되었고, 2008년 완공으로 이어졌습니다. 즉 대덕전파천문대는 단일접시 관측 경험과 인력을 KVN이라는 간섭계 관측망으로 이어 준 다리 역할을 했습니다.

14m급(주경 13.7m) 밀리미터파 전파망원경

대덕전파천문대의 주 안테나는 흔히 14m급 전파망원경으로 소개되며, 정밀 제원상 주경(반사경) 지름은 13.7m입니다. 표면 정밀도와 구경효율은 완공 이후에도 계속 개선되어 왔으며, 현재는 85~115GHz(3mm 파장대) 범위의 밀리미터파를 관측합니다. 이 대역은 별이 태어나는 차가운 분자운 속 일산화탄소(CO)나 여러 분자가 내는 스펙트럼선이 모여 있는 영역입니다.

대덕전파천문대가 관측하는 주파수 대역(85~115GHz)

0GHz 85~115GHz 관측 250GHz

관측 장비로는 한 번에 16개 방향(4×4 배열)을 동시에 관측할 수 있는 다중빔 수신기 SEQUOIA-TRAO가 사용되고 있어, 넓은 하늘 영역의 분자운을 예전보다 훨씬 빠르게 관측지도(survey)로 그릴 수 있습니다. 관측 방식도 안테나를 하늘 위에서 연속으로 훑는 OTF(On-The-Fly) 방식과 기준 위치와 번갈아 비교하는 위치전환(Position-switching) 방식을 함께 사용하며, 분광계는 4096채널로 초속 0.1km보다 정밀하게 가스의 움직임을 구별해 낼 수 있습니다. 2017년에는 바람과 온도 변화로부터 안테나를 보호하는 지름 20.7m 레이돔(radome)도 새로 교체되었습니다.

대덕전파천문대가 남긴 것

2014년 기준으로 대덕전파천문대의 관측 자료를 바탕으로 한 SCI 논문 37편, 비SCI 논문 51편이 발표되었고, 이곳에서 연구한 박사 7명과 석사 23명이 배출되었습니다. 특히 별의 마지막 진화 단계에서 나타나는 SiO 메이저선 관측 등은 국내 전파천문학 연구의 초기 성과로 꼽힙니다. 무엇보다 이 관측소에서 쌓인 관측·운영 경험과 연구 인력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KVN도, KVN이 참여하는 블랙홀·제트 영상 합성 같은 성과도 나오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지금의 대덕전파천문대

대덕전파천문대는 지금도 국내외 연구자에게 개방된 공동활용 관측시설로 운영되고 있으며, 분자운과 별 탄생 영역, 초신성 잔해, 라인 서베이, 만기형 별의 메이저 관측 등 다양한 밀리미터파 분광 연구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최신 관측 신청 안내와 장비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 (trao.kasi.re.k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핵심 정리

  • 대덕전파천문대(TRAO)는 한국천문연구원이 대전 대덕에서 운영하는 국내 최초의 전파천문 관측소로, 14m급(주경 13.7m) 단일접시 전파망원경입니다.
  • 1987년 오리온성운 관측으로 첫 관측(First Light)에 성공했고, 1990년부터 공동활용 관측시설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 85~115GHz(3mm 파장대)에서 분자운의 스펙트럼선을 관측하며, 16채널 다중빔 수신기 SEQUOIA-TRAO와 4096채널 분광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 1996년의 VLBI 사전연구가 밑거름이 되어 2001~2008년 4대의 21m 전파망원경으로 이루어진 KVN이 건설되었습니다.
  • 지금까지 다수의 박사·석사 연구 인력을 배출하며 국내 전파천문학 연구의 기반을 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