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파망원경 원리 편에서 살펴본 것처럼, 전파망원경은 아주 먼 우주에서 오는 극도로 미약한 전파 신호를 검출합니다. 그런데 우리 주변에는 이보다 훨씬 강력한 전파를 내뿜는 장치들이 가득합니다. 휴대전화, Wi-Fi 공유기, 방송 송신탑, 위성통신, 심지어 관측소 안의 전자장비까지 모두 크고 작은 전파를 내보내거나 새어 나오게 합니다. 이렇게 관측을 방해하는 인공 전파를 전파 간섭(RFI, Radio Frequency Interference)이라고 부릅니다.
문제는 두 신호의 세기 차이가 어마어마하다는 점입니다. 우주에서 온 신호는 지구에 도달할 때쯤이면 상상하기 힘들 만큼 미약해지는 반면, 휴대전화나 Wi-Fi 공유기 하나가 내는 전파는 그보다 훨씬, 훨씬 더 강합니다. 그래서 아주 작은 전파 누설 하나만으로도 우주에서 온 신호는 완전히 파묻혀 버릴 수 있습니다. 전파천문학자들은 이런 간섭을 막기 위해 여러 겹의 대책을 마련해 둡니다.
많은 전파망원경은 사람이 적고 산으로 둘러싸인 외딴 곳에 세워집니다. 이런 곳은 법·제도로 정한 전파 조용 지역으로 지정되어, 관측소 주변 일정 반경 안에서는 새로운 이동통신 기지국 설치나 강한 무선 송신이 제한되거나 금지됩니다.
수신기와 케이블처럼 민감한 전자장비는 도체로 촘촘히 둘러싼 차폐실(패러데이 케이지)이나 차폐 케이블 안에 넣어 보호합니다. 도체 표면의 자유전자가 재배열되며 외부 전기장을 상쇄한다는 원리로, 전자기파 편에서 다룬 전기장 개념과 이어집니다.
이미 알려진 간섭 주파수는 전파 수신기 편에서 다룬 필터로 걸러낼 수 있습니다. 원하는 관측 대역만 남기고 간섭이 심한 대역은 미리 잘라내는 방식입니다.
아무리 막아도 일부 간섭은 결국 새어 들어옵니다. 그래서 관측 데이터를 분석하기 전에 살펴, 비정상적으로 신호가 강하거나 예상되는 우주 신호 모양과 다른 구간을 찾아 오염된 데이터로 표시(flag)하고 제외하는 소프트웨어 처리를 마지막 방어선으로 사용합니다.
👉 아래 버튼을 눌러 차폐가 있을 때와 없을 때 수신 상태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비교해 보세요!
수신 신호(수신기 내부)
※ 차폐는 수신기의 케이블·전자장비를 감싸 보호하는 것이며, 안테나로 들어오는 우주 신호의 경로 자체를 막지는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