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VN(한국우주전파관측망)

전파천문학에서 배운 VLBI 기술을 실제로 운영하는 우리나라의 관측망이 바로 KVN(Korea VLBI Network)입니다. 한국천문연구원 (KASI)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국 4곳에 흩어진 21m 전파망원경

KVN은 서울(연세), 울산, 평창, 제주(탐라)에 각각 자리한 21m급 전파망원경 4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네 안테나는 모두 똑같이 설계되었으며, 서로 떨어진 거리(기선)는 가장 가까운 곳이 약 130km, 가장 먼 곳은 약 504km에 이릅니다. 이 네 망원경의 관측 자료를 한데 모아 정밀하게 합치면, 마치 한반도 크기만 한 거대한 망원경으로 관측한 것과 같은 높은 분해능을 얻을 수 있습니다.

연세(서울) 평창 울산 탐라(제주) 약 133km 약 231km 약 358km 약 477km 약 305km 최장 기선 약 504km

여러 주파수를 동시에, 세계 최초로

KVN의 특징 중 하나는 22, 43, 86, 129 GHz라는 네 가지 주파수를 동시에 관측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주파수가 높을수록 대기 때문에 신호가 흔들리기 쉬운데, 낮은 주파수에서 측정한 대기 정보를 이용해 높은 주파수의 흔들림을 보정할 수 있습니다. 이런 동시 다주파수 관측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갖춘 밀리미터파 VLBI 관측망이 바로 KVN입니다. 활동성 은하핵, 별의 탄생 영역, 늙은 별(만기형 별) 등을 주로 연구합니다.

왜 수신기가 중요할까?

수신기(receiver)는 망원경 접시가 모은 아주 미약한 전파 신호를 받아 증폭하고, 기록·처리할 수 있는 신호로 바꿔주는 장치로, 전파망원경의 '감각 기관'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접시가 아무리 커도 수신기의 감도와 다룰 수 있는 주파수 범위가 부족하면 어두운 천체를 볼 수 없기 때문에, 수신기 성능은 곧 망원경의 관측 능력을 결정합니다. KVN은 이런 수신기의 핵심 부품(초저온 증폭기, 광대역 도파관 부품, 준광학계 등)을 대부분 자체 기술로 개발해 왔습니다.

동시 다주파수 관측이 주는 의미

전파는 대기(특히 수증기)를 지날 때 주파수가 높을수록 위상이 더 크게 흔들려서, 높은 주파수일수록 정밀한 VLBI 관측이 어려워집니다. KVN처럼 4개 주파수를 동시에 관측하면 비교적 안정적인 낮은 주파수(22GHz)에서 측정한 대기 흔들림 정보를 곧바로 높은 주파수(129GHz까지)에 적용해 보정할 수 있어, 따로 관측 대상을 오가며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도 높은 주파수까지 정밀하게 관측할 수 있습니다. 또한 여러 주파수를 동시에 비교하면 천체가 내는 전파의 세기가 주파수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에너지 분포), 편광 방향이 주파수에 따라 회전하는 정도(로테이션 측정, Rotation Measure)를 통해 천체 주변의 자기장 정보까지 함께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런 정보는 순식간에 밝기가 변하는 활동성 은하핵의 제트나 마이크로퀘이사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천체를 연구할 때 특히 중요합니다.

최근 수신기 성능 개선

KVN은 한 번에 관측할 수 있는 신호의 폭(대역폭)을 넓혀 감도를 꾸준히 높여 왔습니다. 초기 500MHz였던 대역폭을 2021년에는 주파수별로 최대 2GHz까지 넓혔고, 앞으로는 8GHz까지 넓혀 기존보다 훨씬 어두운 천체까지 관측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발전시킬 계획입니다. 또한 기존보다 훨씬 작고 넓은 주파수 범위(18~230GHz)를 한 번에 다룰 수 있는 초소형·초광대역 수신기를 새로 개발하고 있는데, 크기가 작아 국내외의 다른 망원경에도 설치하기 쉬워 국제 공동 관측망 확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특히 230GHz 대역 수신기는 블랙홀의 그림자를 촬영한 EHT(사건의 지평선 망원경) 관측과 연결되는데, EHT에는 없는 100~500km 길이의 짧은 기선을 가진 KVN이 더해지면 블랙홀 그림자와 그 주변에서 뻗어 나오는 제트가 어떻게 이어지는지 밝히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이웃 나라와 함께 더 크게

KVN은 일본의 VLBI 관측망 VERA와 함께 KaVA라는 공동 관측망을 이루고 있고, 여기에 중국의 전파망원경까지 더해진 EAVN(동아시아 VLBI 네트워크)으로 확장되어 더 넓은 지역의 망원경을 동시에 활용하는 국제 공동 연구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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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정리

  • KVN은 서울·울산·평창·제주 4곳의 21m 전파망원경으로 이루어진 우리나라의 VLBI 관측망입니다.
  • 22/43/86/129 GHz를 동시에 관측하는 세계 최초의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 수신기는 미약한 전파를 감지·증폭하는 핵심 장치로, 그 성능이 관측 능력을 좌우합니다.
  • 동시 다주파수 관측으로 대기 흔들림을 보정하고, 자기장·에너지 분포 같은 정보도 함께 얻을 수 있습니다.
  • 대역폭 확장과 초소형·초광대역 수신기 개발로 감도를 계속 높이고 있으며, 230GHz 수신기는 EHT의 블랙홀 관측 연구와도 연결됩니다.
  • 일본 VERA와 함께 KaVA를, 중국까지 더해 EAVN을 이루며 국제 공동 관측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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