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파망원경에서 살펴본 것처럼, 서로 멀리 떨어진 여러 전파망원경이 같은 천체를 함께 관측하면 마치 거대한 하나의 망원경으로 본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각 망원경이 같은 시각·좌표·주파수로 관측을 준비하는 과정은 관측준비과정 편에서 다뤘습니다. 이번 페이지에서는 각 망원경이 모은 관측 데이터를 실제로 어떻게 합쳐서(상관처리) 하나의 결과로 만들어 내는지 살펴봅니다.
각 망원경에서 모인 데이터에는 천체까지의 거리 차이 때문에 생긴 아주 작은 시간지연(Δt)이 들어 있습니다. 상관기(correlator)는 이 시간지연을 정밀하게 찾아 보정한 뒤, 두 망원경의 데이터를 서로 곱하고 더해(상관 처리) 위상 차이를 측정합니다. 이 계산을 모든 망원경 쌍에 대해 반복하면, 마치 망원경들 사이의 거리만큼 커다란 가상의 망원경 하나로 관측한 것과 같은 자료가 만들어지고, 이를 다시 계산(영상 합성)하면 천체의 실제 모습을 담은 영상이 됩니다.
두 망원경 신호의 시간지연(Δt)을 측정해 위상을 맞추는 과정
여러 전파망원경의 신호를 합쳐 가상의 거대 망원경을 만드는 상관기
비유로 먼저 이해하기: 멀리서 터진 폭죽 소리를 두 사람이 듣는다고 생각해보세요. 폭죽에 더 가까운 사람은 소리를 먼저 듣고, 멀리 있는 사람은 조금 늦게 듣습니다. 두 사람이 각자 녹음한 소리를 나중에 나란히 재생하면 시간이 어긋나 있어 서로 다른 소리처럼 들립니다. 그런데 늦게 녹음된 쪽을 조금씩 앞으로 당겨보면, 어느 지점에서 두 소리의 파형이 정확히 겹치는 순간이 옵니다. 상관기는 바로 이 "정확히 겹치는 지점"을 컴퓨터로 신호를 세기를 계산합니다.
상관기가 두 전파망원경의 신호를 시간 맞춤한 뒤 곱하고 누적해 가장 큰 상관값을 찾는 과정
위상차이 데이터 위상이 60도 이상(약 65도) 틀어진 상태로 초기화, 자동 보정 지연된 값을 자동으로 맞춤, 상관처리 실행 두 신호를 곱해 누적하며 증폭되는 과정을 애니메이션으로 재생
상관기가 만들어 낸 이 결과(가시성 데이터)를 실제로 눈에 보이는 천체 영상으로 바꾸는 것은 상관처리와는 또 다른 별도의 계산 과정입니다. 가시성 데이터를 푸리에 변환하고 CLEAN 알고리즘으로 다듬어 최종 영상을 얻는 방법은 데이터분석 편에서 자세히 다룹니다.
전파망원경 한 대가 만들어내는 데이터의 속도는 초당 1기가비트(Gbps) 안팎이며, 최근에는 이보다 훨씬 빠른 초당 8기가비트 이상까지 시험하고 있습니다. 여러 대의 망원경이 몇 시간씩 계속 관측하면 전체 데이터의 양은 수 테라바이트(TB)에서 많게는 수십 페타바이트(PB)에 이릅니다. 게다가 망원경 수가 늘어날수록 서로 짝을 지어 비교해야 하는 망원경 쌍(기선)의 수도 훨씬 빠르게 늘어나기 때문에, 이 방대한 자료를 처리하려면 아주 높은 성능의 컴퓨터가 필요합니다.
상관처리에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하나는 상관 계산 전용으로 설계한 하드웨어 상관기로, 한국천문연구원은 일본국립천문대와 함께 세계 최고 속도의 VLBI 상관처리 장치(한일공동VLBI상관기, KJJVC)를 개발해 최대 16개 전파망원경에서 들어오는 초당 1기가바이트의 자료를 실시간으로 처리하고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DiFX와 같은 소프트웨어 상관기로, 일반 고성능 컴퓨터 여러 대를 연결한 클러스터에서 프로그램으로 상관 계산을 수행합니다. 전용 장비보다 유연하게 망원경 수나 관측 방식을 바꿀 수 있어서, 동아시아 전파망원경망(EAVN)처럼 참여 기관과 망원경 수가 계속 늘어나는 국제 공동 관측에 특히 유용합니다.
최근에는 소프트웨어 상관처리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영상 처리에 특화된 GPU(그래픽 처리 장치)를 상관 계산에 활용하는 추세입니다. 또한 관측 데이터가 계속 늘어나면서 한국천문연구원 자체 컴퓨터만으로는 처리 물량을 감당하기 어려워져, 기초과학연구원(IBS)의 고성능 컴퓨팅 서버를 함께 활용해 상관처리 작업을 나누어 처리하는 협력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