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파천문 40년 역사

우리나라 전파천문학은 1975년에 국립천문대 초대 대장으로 부임한 민영기 박사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 당시 국내 최초의 전파천문학박사로 전파천문의 불모지였던 우리나라에 14m 전파망원경 도입과 우주전파관측소 건설을 추진함으로써 전파천문의 국내 발판이 마련되었다.

1980년대 초에 수립하였던 센티미터파 전파망원경 계획은 세계 전파천문학의 발전 추세 및 국내 실정을 감안한 추진 전략 등을 고려하여 미국 메사츄세츠대 5개대학전파천문대(FCRAO)와 동일한 14m 밀리미터파 전파망원경 계획으로 변경되었다. 초기의 이러한 방향은 전파천문 관측기술 기반이 없던 우리나라의 여건 상 적절한 선택으로 오늘날 22/43/86/129 GHz 대역의 짧은 밀리미터파 영역까지 포함한 세계적으로 독특한 한국우주전파관측망(Korean VLBI Network; KVN)을 구축하는데 밑거름이 되었다.

2008년에 완공된 KVN의 전파망원경의 수는 현재 3대로서 초장기선 전파간섭계(VLBI; Very Long Baseline Interferometry)를 운영하기 위한 기본적인 구성에 불과하지만 세계적으로 유례를 볼 수 없는 4대역 동시관측이 가능한 독보적인 연구수행 능력을 갖추고 있다. KVN 자체만으로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지만, 일본 국립천문대의 VLBI 전파망원경시스템인 VERA(VLBI Exploration of Radio Astrometry)와도 공동네트워크를 형성함으로써 향후 더 높은 감도와 공간분해능으로 좋은 사이언스 결과를 창출하고 있다. 또한 KVN은 중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네트워크 및 유럽, 호주 등을 잇는 글로벌 네트워크의 일환으로 참여하여 국제공동협력을 통한 성과확산에 노력하고 있다.

대덕전파천문대 야경
대덕전파천문대 야경
우주전파관측소의 태동

우주전파관측소 건설 사업은 1979년 한·독 협력사업으로 전파망원경 건설을 제안한 것이 계기가 되어 시작되었다. 초기에는 한·독 협력사업으로 채택되지는 못했지만 1980년 과기처의 신규사업으로 인정을 받아 전파천문대 부지 매입 예산을 확보하여 충북 청원군에 부지 매입을 하였다. 하지만 공군사관학교 이전 장소가 청원군으로 결정됨에 따라 1983년 현재의 위치인 대덕연구단지로 바뀌게 되었다.

우주전파관측소 건설 사업은 1981년부터 3년에 걸쳐 미국의 ESSCO(Electronic Space System Corporation)사와 14m 전파망원경 시스템 일체(안테나, 수신기, 분광기, 컴퓨터 및 설치 감독 등)계약이 체결됨으로 시작되었다. 총 예산은 3년간 20억 원으로 ‘국고 채무부담 보증예산’이라는 정부 보증 예산으로 편성된 것이다. 1980년 신규사업이 시작될 때 센티미터 전파망원경을 목표로 하였으나, 1981년 ESSCO사와 계약을 할 때는 밀리미터 전파망원경으로 사양을 바꾸었다. 이는 1979년 성간분자운에서 분자선이 검출되고, 특히 1981년 CO 분자선을 이용한 쌍극분자흐름이 발견됨에 따라 전파천문학의 국제적 추세는 밀리미터 천문학이었기 때문이다. 센티미터에 비해 밀리미터는 수신기술이 훨씬 어렵고 국내에 밀리미터파 전파 기술이 전무한 상태여서 그 당시로서는 모험이었지만 이러한 방향전환은 그 후 한국천문연구원이 세계 최고의 초장기선 전파간섭계인 KVN으로 발돋움하는 배경이 될 수 있었다.

그 당시 국내에는 전파천문학을 전공한 사람은 국립천문대 대장인 민영기 박사 한사람 뿐 이었다. 그에 비하여 광학천문학을 전공한 분들은 각 대학에 10여 명 정도 있는 상황이었고 망원경은 소백산의 61cm 반사망원경이 전부인 시절이었다. 따라서 광학 전공자들은 조금 더 큰 광학망원경의 건설이 우선 과제이며 전파망원경의 건설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을 개진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파망원경 도입이 추진되다 보니 주관 부서가 없이 위치 천문연구실의 연구원이 전파망원경 구매 업무를 담당하였다. 그러던 중 망원경 1차 계약분이 도착할 즈음인 1983년 6월 우주전파연구실이 신설되고 우주전파관측소 건설 사업은 본격적인 궤도에 진입하였다.

우주전파관측소 건설 및 전파망원경 설치

1984년 8월 8일 우주전파관측소 기공식이 거행되어 본격적인 건설 사업이 시작되었다. 한편 우주전파관측소의 대덕연구단지 입주를 계기로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과총회관을 빌려 쓰던 국립천문대 본대도 1985년 우주전파관측소 부지에 건물을 짓고 대덕연구단지로 이전한다. 즉 우주전파관측소가 한국천문연구원의 대덕 시대를 개척한 것이다.

전파망원경은 크게 안테나, 수신기, 전산시스템(관측 및 기기제어프로그램 포함)으로 나뉘며 안테나 설치가 가장 앞서게 된다. 따라서 전파망원경 설치를 위하여 1985년 9월 4일 선박연구소 창고에 보관되어 있던 망원경 부품들을 우주전파관측소로 옮겨와 안테나 설치가 진행되었다. 9월 19일부터 10월 14일까지 안테나의 골조부분을 우선 조립하고 10월 15, 16일에 걸쳐 70톤 크레인을 이용하여 기타 부분을 조립한 다음 이미 설치되어 있던 안테나 타워에 올리는 작업을 하였다. 이러한 안테나 설치가 끝나고 10월 31일까지 전파망원경 보호를 위한 레이돔(radome)도 설치가 완료되어 1차로 안테나 골격을 완성하였다. 하지만 안테나의 핵심인 반사판(panel) 및 부경의 설치는 ESSCO사의 기술자의 파견지연으로 해를 넘겨 1986년 3월 10일부터 2개월에 걸쳐 시행되었다. 한편 망원경제어시스템, 수신기, 전산시스템 등의 설치는 ESSCO사의 사정으로 지연되다 8월 12일부터 8월 27일까지 완료되고 ESSCO와의 계약도 종료되었다. 하지만 이는 아주 기초적인 것으로 전파망원경의 운용을 위한 관측 프로그램 등 아직도 연구 관측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해결하여야 할 많은 일들이 미진한 상태였다. 다행히도 그 당시 전파 팀은 과학기술처의 특정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어 ESSCO의 일원으로 설치에 참여한 FCRAO의 소프트웨어 전담자를 전문가 초청형식으로 추가 활용하여 1986년 10월 9일 태양과 달의 연속파 지도를 작성할 정도로 초보적인 시스템이 완성되었다.

대덕전파천문대 설치사진
(좌) 레인으로 안테나 back structure를 설치하는 모습
(우) 레이돔 조립을 끝내고 방수 시험을 하는 모습     
14m 전파망원경의 운용 및 관측장비 개발

14m 전파망원경의 운영은 국내외 전파 천문학자에게 첨단의 관측 시스템을 제공하고, 별탄생 과정, 성간 분자운의 진화, 별의 소멸과정 등과 같은 별의 진화과정을 규명하는 것에 그 목표를 두고 있다. 따라서 망원경 성능의 업그레이드는 관측 수요자의 요구에 따라 수신 장치를 발전시키는 과정의 역사이다. 대덕전파천문대는 지난 30여 년 간 SIS 수신기개발, 필터뱅크(Filter Bank) 분광기 개발, 안테나 주경면 조정, 다중빔 수신기 도입 등 성능향상을 위하여 꾸준히 노력하여 왔다.

(1) First Light 수신에 성공하다

14m 전파망원경은 분광관측 연구를 목적으로 건설되었다. 설치 시 연속파 관측만 가능하였기에 6개월여에 걸쳐 분광기 제어 프로그램, 관측자료 획득 프로그램 등을 정비하고 포인팅 모델을 작성하여 1987년 5월 25일 전파 분광관측의 기준천체인 오리온-KL(Orion-KL)의 12CO(J=1-0) 분자선 관측에 성공하여 우리나라에서도 밀리미터파 연구가 가능하게 되었다. 하지만 얻어진 안테나온도는 37K로 아직은 효율이 낮아 연구관측을 수행할 단계는 못 되었다.

(2) 공동활용으로의 진입

최초의 전파관측 자료를 획득할 당시 망원경의 구경효율은 86GHz 대역에서 27%에 불과하였다(경면정밀도~250µm). 이는 망원경의 크기가 14m인 중형 망원경으로는 경쟁력이 없는 상태였다. 따라서 망원경을 효율을 높이기 위하여 2년에 걸쳐 효율 향상을 위한 노력을 경주하였다. 1987년 5월에는 일루미네이션 패턴(illumination pattern) 측정으로 광축조정을 실시하였다. 1988년 9월에는 준광학계 정렬, 10월에는 주경면 조정, 12월에는 부경 조정 등을 실시하여 구경효율이 86GHz에서 32%를 달성하여 오리온-KL의 12CO 안테나 온도가 53K로 관측되었다. 그 당시 미국의 국립전파천문대에서 운영하던 12m 전파망원경의 관측 자료는 안테나 온도가 60K 정도였기 때문에 대덕전파 14m 망원경도 연구관측에 진입할 만한 정도가 되었다. 1989년 대덕전파천문대 연구원들의 시험 연구관측으로 망원경의 성능을 최종 점검한 후, 1990년부터 대학 등 외부 연구자들도 참여하는 공동활용이 시작되어 명실 공히 우리나라에서 전파천문학 연구가 시작하였다.

대덕전파천문대에서 개발한 최초의 40GHz 쇼트 키다이오드 수신기 / 독일에서 도입한 150GHz 쇼트키다이오드 수신기 대덕전파천문대 14m 전파망원경으로 Orion KL을 관측한 최초의 12CO 선윤곽 대덕전파천문대에서 자체 개발한 100GHz SIS 수신기 /  100/150 GHz SIS 이중빔 수신기
(3) 시스템 장비향상 및 관측 장비 개발

1990년 공동활용 관측에 사용된 쇼트키다이오드(Schottky diode)믹서의 수신기는 잡음온도가 높은 단점이 있었고, 필터뱅크형의 분광기도 주파수 분해능이 낮은 단점이 있었다(250kHz, 1MHz). 따라서 암흑성운 같은 신호가 미약한 전파원의 관측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어 연구자들은 잡음온도가 낮은 수신시스템을 요구하였다. 1986년 국립천문대에서 출연연구소로 체제가 개편됨에 따라 우리도 과학기술처의 특정연구 개발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관측장비 개발을 진행하였다.

1988년부터 시작된 수신기 개발은 40GHz 쇼트키다이오드 수신기 개발을 시작으로 1994년에는 잡음온도가 현격히 낮은 SIS(Superconductor Insulator Superconductor) 수신기, 1998년에는 100/150GHz SIS 이중빔 수신기 자체 개발을 성공하였다. 또한 관측대역 확장을 위하여 1991년에는 150GHz 쇼트키다이오드 수신기를 독일에서 도입하였다. 분광기의 성능을 올리기 위하여 5kHz 분해능을 갖는 자기상관기(autocorrelator)를 1991년 FCRAO에서 도입하였고, 1996년에는 필터뱅크형 분광기를 자체 개발하였다. 관측 장비의 국내 개발은 1985년 미국 FCRAO와 체결한 양해각서(MOU)에 따라 우리 연구원들을 FCRAO의 실험실에 파견한 것이 큰 밑거름이 되었다.

수신기 개발과 병행하여 망원경 효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꾸준히 진행하여 1997년에는 안테나의 중력변형을 고려한 주경면 조정을 실시하여 150µm의 표면정밀도를 달성하였고, 1997년에는 박용선 연구원이 홀로그래피(Holography) 방법을 이용하여 경면 조정을 실시하여 망원경 효율을 극대화하는 노력을 꾸준히 진행하였다. 한편, 간섭계 관련 기술의 개발을 위하여 1990년에는 1.8m 안테나 3기로 구성된 태양 전파 간섭계를 개발하였으며, 1996년에는 VLBI 사전연구를 수행하여 KVN 건설의 기초를 마련하였다.

(4) 다중빔 수신기(Focal Plane Array) 시대로의 진입

15픽셀 Schottky 다중빔 수신기 / 16픽셀 HEMT 다중빔 수신기광학천문학에서 CCD가 도입되어 천문학 발전의 혁명을 이룬 것처럼 전파천문학에서도 한 번에 여러 지점을 관측하는 다중빔 수신기 개발이 1990년대 초에 이루어졌다. 하지만 대덕전파천문대는 SIS 수신기 개발에 몰두하는 시점이었고 다중빔 수신기 개발의 여력은 없었다. 따라서 자체개발을 포기하고 FCRAO의 15빔 수신기를 재활용하여 1999년 우리나라로 가져오고자 하였다. 하지만 15대의 분광기 구입 지연 및 관측 프로그램 개발 지연으로 2009년 11월에서야 공동활용 관측을 시작하여 2014년 9월 현재까지 관측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다중빔 수신기는 쇼트키다이오드 믹서를 사용하고 있어 잡음온도가 높은 단점을 갖고 있고 노후화도 심한 상태이다. 따라서 관측효율이 낮아 점점 사용자 가 줄어드는 추세이다. 또한 14m 전파망원경 건설 이후 30여년이 지나 모든 시스템이 많이 노후화 되어 있어 국제 경쟁력이 있는 새로운 시스템으로의 교체가 시급한 상황이다.

대덕전파천문대는 2011년부터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하여 1차적으로 2015년까지 전산시스템과 수신시스템을 교체하기로 하였다. 수신기는 FCRAO가 개발한 HEMT(High Electron Mobility Transistor) 증폭기인 16픽셀 수신기로 결정하였고, 분광기는 분해능이 15kHz인 옴니시스(Omnisys)사 제품을 선정하였다. 수신기는 2013년 계약을 체결하여 2014년 10월경 인도할 예정이며, 분광기는 2015년 상반기에 인도할 예정이다. 한편, 전산시스템은 현재 사용하고 있는 모드컴(Modcomp)시스템을 KVN에서 사용하고 있는 VxWorks 시스템으로 교체하는 작업을 2012년부터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관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새로운 수신시스템으로의 교체에 앞서 망원경의 효율을 높이기 위하여 2012년에는 사진측량법(photogrammetry) 방법을 이용하여 안테나 경면 조정을 실시하여 주경면 표면정밀도를 125µm까지 낮추었다. 서보 시스템과 부경의 교체도 가능한 2015년까지 완료할 예정이며, 장기적으로는 노후화된 레이돔도 교체할 예정이다. HEMT 다중빔 수신기는 SIS 수신기와 거의 동등한 잡음온도를 갖고 있고, 2개의 분자선을 동시에 관측할 수 있어 지금보다 4배 이상의 관측효율이 예상된다. 또한 세계적으로 15m 급의 중소형 전파망원경의 수가 적어 대덕전파 14m 전파망원경의 국제 경쟁력이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되어 대덕전파천문대의 재도약을 기대해 본다.

14m 전파망원경을 이용한 연구 및 그 성과

14m 전파망원경 설치가 시작된 지 4년여의 시간이 흘러 1989년 연구관측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전파천문학 전공자가 국내에 3명(연구원 1명, 대학 2명) 밖에 없던 시절이라 1990년대 초반에는 주로 석사 급 인력양성을 위한 연구관측이 진행되며 뚜렷한 연구 분야가 형성되지 못하였다.

1990년 초·중반에 유학파들의 귀국과 건설에 참여했던 연구원들의 학위취득이 진행되며 국내 연구 인력이 10명 정도로 증가하고, 또한 150GHz 수신기와 고분해능 분광기의 도입, SIS 수신기의 개발 등 관측 장비도 보강되며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되었다. 연구 분야는 관측 장비의 변화와 그 궤를 같이하게 된다. 1990년대 초에는 잡음온도가 높은 쇼트키 수신기를 활용하여 신호가 센 분자운들의 구조연구나 화학적 진화연구가 주류를 이루게 된다. 또한 1991년부터 150GHz 수신기와 자기상관기가 설치됨에 따라 SiO 메이저선 연구, 분자선탐색 연구, 암흑성운의 운동역학과 관련된 이론적 모형과의 연계 연구 등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전파망원경의 작은 크기, 수신기의 높은 잡음온도 등 관측 장비의 제한적 요소와 연구 경험의 부족으로 국제학술지에 게재할 정도의 연구 결과는 생산되지 못 하였지만, 1990년부터 국내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게 되고 1994년에 이르러 처음으로 국제학술지(SCI)에도 연구 결과를 발표하게 되었다.

14m 전파망원경을 이용한 연구는 1994년 SIS 수신기, 1996년 SIS 100/150GHz 이중빔 수신기 등 잡음온도가 낮은 관측 장비 개발로 본격적인 궤도에 진입하게 되어 연구 분야가 정립되기 시작하였다. 그 주요 연구 분야로는 SiO 메이저선 연구, 분자선탐색 연구, 암흑성운 연구 등이며 우리은하의 광역 탐사연구도 시작되었다. 그 결과 1990년대 후반기에 SCI 논문 3.4편/년, 비SCI 논문 3.2편/년, 2000년대 전반기에 SCI 논문 2.6편/년, 비SCI 논문 2.4편/년의 결과를 도출하였다.

주요 연구 성과로 우선 오리온-KL과 만기형성에서 아직까지 관측이 안 된 SiO 메이저 선을 다수 검출하였고, 장기적인 모니터링 관측을 통하여 메이저선의 펌핑 기구의 관측적 증거를 제공하였다. 두 번째로 분자선탐색 연구에서는 특히 150GHz 대역에서 새로운(미동정 분자선)분자선 33개를 발견하였다. 세 번째로는 은하 중심 반대방향 17평방도(1, b) = (178°~186°, 3.5°~6°) 영역의 광역 12CO 관측을 통하여 우리은하의 성간운 조성 환경을 연구하였으며 좀 더 확장된 영역에 대한 관측이 진행 중이다. 네 번째로 암흑성운의 연구에서는 구조 및 동력학적 연구를 통하여 중력수축에 의한 성간분자운에서 별탄생까지의 진화 과정을 규명하고자 하였다.

최초로 검출된 SiO v=3, J=2-1 천이선의 메이저선 스펙트럼(Cho et al. 2007)
최초로 검출된 SiO v=3, J=2-1 천이선의 메이저선 스펙트럼(Cho et al. 2007)
대덕전파천문대 14m 망원경과 노베야마 45m 망원경을 이용한 86GHz SiO 메이저선
대덕전파천문대 14m 망원경과 노베야마 45m 망원경을 이용한 86GHz SiO 메이저선의 VY CMa에 대한 VLBI 관측결과(Shibata et al. 2004)
오리온-KL 영역에서 검출된 SiO v=2, J=3-2 메이저선의 격렬한 선윤곽변화(Cho et al. 1999)
오리온-KL 영역에서 검출된 SiO v=2, J=3-2 메이저선의 격렬한 선윤곽변화(Cho et al. 1999)

2000년부터 시작된 KVN의 건설에 따라 대부분의 연구원들이 KVN 건설에 참여하게 되고, 2004년부터 시작된 대덕전파의 다중빔 수신기 설치의 지연으로 14m 망원경을 활용한 연구는 침체기를 겪다 2009년 다중빔 수신기가 가동되며 연구 관측이 재개된다. 다중빔 수신기는 한 번에 여러 지점을 관측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성간 분자운에 대한 탐색이 연구 중심을 이루고 있으며, 현재는 우리은하 중심 반대 방향에 대한 13CO 탐색 연구가 진행 중이다. 한편 대덕전파의 주력 연구 분야인 만기형성에 대한 SiO 메이저 연구는 여러 천이선을 동시에 관측할 수 있는 KVN의 주력 연구가 되었다. 지금까지 대덕전 파천문대 14m 전파망원경을 이용해 2014년 기준 생성된 논문은 SCI 37편, 비SCI 51편으로 대표적인 연구결과는 그림으로 요약하였다. 또한 7명의 박사와 23명의 석사를 배출하는 등 우리나라 전파천문학자의 양성에 지대한 공헌을 하였다. 특히 1990년대 초에 배출된 석사들은 외국 또는 국내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세계 최초의 4채널 동시 관측 시스템인 KVN 구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2000년 당시 국내의 전파천문학 수준은 건설 후 15년이 지난 대덕전파천문대의 14m 전파망원경에만 의존하여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으며, 이러한 연구 장비를 통해 세계적 수준의 연구결과 창출과 국내 전파천문학 수준의 상승을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었다. 이에 한국천문연구원에서는 전파천문분야의 장기발전계획 수립을 통해 블루오션 전략을 수립하고, 그 일환으로 세계 수준급의 장비 및 연구경쟁력을 지닌 장비를 구축하기로 하였다. 그 결과 도출된 개념은 단일경의 전파망원경에서 벗어나 VLBI 관측 장비를 선택하되, 좁은 한반도의 지리적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관측시스템을 구비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VLBI전파망원경이 수행할 수 없었던 86GHz 이상의 높은 주파수대역을 선택해야 하며, 이에 대한 구현가능성(수신장치 및 대기위상보상 등의 자료처리)을 검토하였다.

최종적으로 도출된 결론은 4주파수(22, 43, 86, 129 GHz)대역의 VLBI 동시관측을 목표로 하는 장비구축이었으며, 이를 위한 예산획득 노력 결과 2001년부터 5개년에 걸쳐 120억 원을 확보하게 되었으며, KVN사업그룹을 신설하고 2001년부터 본격적인 전파망원경 건설 사업에 착수하게 되었다. 그러므로 2001년은 그 때까지 14m 전파망원경의 단일경 관측에만 의존하던 연구방향에서 벗어나, VLBI 사업인 KVN 구축사업이 시작된 해로서, 한국 전파천문학 발전의 커다란 전환점이 된 해라고 할 수 있다. 2001년에 시작된 KVN 구축사업은 당시의 한국천문연구원 입장에서는 그때까지 연구원에서 수행한 사업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것으로, 세계 최초의 4주파수 대역 VLBI 동시관측을 목표로 하는 도전적인 대형장비를 국내에 구축하고자 하는 사업이었다. 그 후 2002년에는 KVN 총사업비 부족으로 안테나 계약 등의 사업추진이 지연되었지만 2003년부터 KVN 구축사업의 총 사업 규모가 230억 원으로 증액되고 사업기간도 5년에서 7년으로 연장됨으로써 본격적인 궤도에 올라설 수 있게 되었다.

21m 전파망원경 3대를 연세대, 울산대, 탐라대에 각각 2008년에 망원경 구축사업이 성공적으로 종료되었다. 2009년부터는 단일경을 활용한 연구 관측이 내부연구자를 대상으로 우선적으로 시작되었으며, 2010년에는 KVN을 이용한 첫 단일경 논문이 출간되었다. 2012년에는 KVN을 이용한 첫 VLBI 논문이 출판되었으며, 이러한 결과는 2008년에 망원경의 최종 구축이 완료된 후 4년 만에 달성한 결과로, 기존 외국의 VLBI장비보다 빠른 시일 내에 이룩해 낸 업적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2010년 말에는 KVN의 숙원사업이었던 동아시아VLBI센터 건설이 착수되었다. 이 센터는 총 2,000여 평의 3층 건물로 2012년 6월에 완성됨으로써, 그 동안 부족했던 한국천문연구원의 연구 공간 확보에 많은 기여를 함과 동시에 한일상관기센터를 중심으로 하여 향후 동아시아 VLBI 상관처리 및 연구의 중심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한편 2008년 망원경 구축 완료 이후, KVN의 전파망원경은 단일경으로서의 구동성능 확인을 위한 시험관측을 거쳐 2010년부터는 단일경의 연구관측을 국내사용자에게 공개하였다.

2011년에는 4주파수 동시관측의 단일경 첫 관측결과를 얻어내고 그 후 시험관측을 거쳐 2012년에는 4주파수 VLBI동시관측을 통해 성공적으로 프린지를 검출하게 되었다. 이로써 2012년부터는 국내 사용자에게 VLBI연구관측도 공개하였다. 그리고 2013년부터는 관측제안서 모집대상을 국외로 확대하여 동아시아권(일본, 중국, 대만)의 천문학자에게 오픈하였으며, 2015년부터는 전 세계로 공개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출처: 한국천문연구원 40년사 - 2014년 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