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조자리 X-1 블랙홀, 더 무겁고 지구로부터의 거리는 더 멀어
보도자료 (2021-02-19)
백조자리 X-1* 블랙홀은 인류가 최초로 발견한 블랙홀이자 우리은하에 위치한 지구와 가장 가까운 블랙홀 중 하나이다. 한국천문연구원이 참여한 국제공동연구팀은 10개의 전파망원경을 연결한 초장기선 전파간섭계(VLBA, Very Long Baseline Array)로 백조자리 X-1 블랙홀의 정밀한 위치를 측정했다. 그 결과 백조자리 X-1 블랙홀은 이전에 알려졌던 것보다 더 멀리 떨어져 있으며, 더 무거운 블랙홀임을 밝혔다.
*백조자리(Cygnus)에서 발견된 첫 번째 엑스선 천체라는 뜻.
백조자리 X-1은 블랙홀과 청색 초거성이 동반성으로 쌍성계를 이루고 있는데 1964년 고층 대기 관측 로켓에 실린 엑스선 검출기를 통해 처음 발견됐다. 동반성으로부터 강한 중력을 가진 블랙홀로 유입되는 물질이 빠르게 회전하면서 빛의 속도에 가까운 빠른 제트와 강력한 엑스선을 방출한다.
국제공동연구팀은 초장기선 전파간섭계(VLBA)를 이용해 백조자리 X-1 블랙홀에서 나오는 전파신호를 관측하고, 지구로부터 먼 거리의 천체 위치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삼각측정법을 통해 본 연구결과를 이끌어냈다. 이에 지구로부터 백조자리 X-1 블랙홀까지의 거리는 기존에 알려졌던 약 6천 1백 광년보다 먼 약 7천 2백 광년 떨어져 있고, 블랙홀의 질량은 태양 질량의 21배로 기존에 알려진 질량보다 약 50% 무겁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번 연구를 이끈 호주 커틴대학교(Curtin University)의 제임스 밀러존스(James C.A. Miller-Jones) 교수는 “이번 관측을 통해 백조자리 X-1 블랙홀은 이전 가설보다 멀리 떨어져 있으며, 더 무거운 블랙홀임을 알게 되었고 이를 통해 무거운 별이 진화해 블랙홀이 되기까지의 형성과 성장과정을 새롭게 밝히는 증거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논문의 공동저자인 호주 모나쉬대학(Monash University)의 일리아 맨델(Ilya Mandel) 교수는 “백조자리 X-1의 블랙홀은 별의 진화 마지막 단계에서 탄생한 블랙홀로서 블랙홀이 되기 전까지 항성풍을 통해 외부로 질량을 잃게 되는 과정을 거친다. 이번 연구 결과 백조자리 X-1 블랙홀이 기존의 가설보다 질량이 훨씬 무거운 별이었으며 별의 진화 과정에서 항성풍으로 인한 질량 손실이 상대적으로 더 적었음을 의미한다. 백조자리 X-1 블랙홀은 수 만 년 전에 태양 질량의 약 60배에 달하는 무거운 별이 중력 붕괴해 형성됐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본 연구 결과는 국제저명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지 2월 18일자에 게재됐다.
문의
한국천문연구원 전파천문본부 정태현 선임연구원(Tel: 042-865-2180)
한국천문연구원 전파천문본부 김정숙 박사후연구원(Tel: 042-865-20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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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조자리 X-1의 위치와 삼각시차(trigonometric parallax) 거리 측정법
어떤 물체를 다른 위치에서 바라볼 때 생기는 위치 차이를 삼각법을 사용해 거리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손가락을 뻗어 왼쪽 눈을 감고 손가락을 볼 때와 오른쪽 눈을 감고 손가락을 볼 때의 위치가 서로 다르다. 이 때 생기는 편이된 각도를 시차(parallax)라 하는데 지구가 공전하면서 천체의 위치가 상대적으로 달라지며 두 시점 사이의 거리와 그에 따른 각도를 삼각법을 이용하여 천체까지의 거리를 계산할 수 있다. 이는 우주에서 거리를 측정하는 방법 중 지구로부터 먼 거리에 있는 천체까지의 거리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림 2-A. (왼쪽) 백조자리 X-1 쌍성계의 최적 공전궤도 모델.
초장기선 전파간섭계(VLBA)를 이용하여 백조자리 X-1 블랙홀의 위치(영문 대문자 A~I)를 정밀하게 관측하였고, 쌍성계의 질량중심(가운데 검은 별)에 대한 최적 공전궤도 모델을 구현했다(검은 별 중심의 원 궤도, 주기 5.6일).
그림 2-B. (오른쪽) 미국국립전파천문대의 초장기선 전파간섭계(VLBA)로 관측한 백조자리 X-1 블랙홀의 제트 분출 이미지
초장기선 전파간섭계(VLBA)를 이용하여 지구로부터 먼 거리에 있는 천체까지의 거리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삼각시차 측정법과 블랙홀 제트에서 나오는 전파신호의 위치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측성학적 방법을 활용해 본 연구결과를 이끌어 냈다.
별질량 블랙홀(오른쪽)과 동반성인 청색 초거성(왼쪽)이 쌍성계를 이루며 5.6일을 주기로 서로 공전하고 있다. 블랙홀과 동반성과의 거리는 약 0.2AU*이며, 이는 태양과 수성의 거리(0.4AU)보다 가깝다. 청색 초거성의 물질은 중력장이 강한 블랙홀로 유입되는데 이렇게 유입된 물질은 블랙홀 주변을 회전하면서 강착원반을 형성하고, 강착원반에 쌓인 물질들은 서서히 블랙홀로 유입된다. 블랙홀 가까이 쌓인 물질들은 블랙홀에 빨려들어 가거나 블랙홀 자기장 축을 따라 빛에 가까운 상대론적인 속도로 제트형태로 우주로 분출된다.
*AU(Astronomical Unit): 천문학 거리 단위 중 하나로 태양과 지구 사이의 거리에 해당하며 1AU는 약 1억 5천만 킬로미터
용어해설
논문 및 연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