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별 탄생의 비밀 풀어줄 일산화규소 메이저원의 새로운 두 천체 발견

KVN으로 첫 검출, ALMA로 확인

보도자료 (2016-08-31)

우주에서는 수많은 별들이 탄생과 죽음을 반복하고 있다. 이 중 태양보다 10배 이상 무거운 별의 탄생은 가벼운 별의 탄생과 달리 멀고 두꺼운 분자구름 속에서 진행돼 관측이 더 어렵고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전파의 일종인 메이저를 관측하면 분자구름 깊숙이 파묻혀 있는 원시성(아기별) 가까이까지 볼 수 있어 그 초기 탄생과정을 연구하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한국천문연구원(원장:한인우) 조세형 연구위원 등은 한국우주전파관측망(이하 KVN)의 단일 망원경을 활용해 무거운 별이 탄생 과정에서 방출하는 메이저를 검출하고, 이를 아타카마 전파간섭계(이하 ALMA)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거대한 분자구름 핵에서 많은 물질을 분출하며 탄생하는 무거운 별 주변에는 일산화탄소(CO), 물(H2O), 일산화규소(SiO) 등 여러 분자들이 함께 존재한다. 이 중 물(H2O) 및 일산화규소(SiO)는 메이저를 방출하는데, 별이 탄생하는 영역에서 물(H2O) 메이저는 천 개 이상의 천체에서 많이 발견됐으나 일산화규소(SiO) 메이저는 지금까지 다섯 개 천체에서만 관측됐다. 연구팀이 이번에 관측한 일산화규소 메이저 방출원인 ‘G19.61-0.23’와 ‘G75.78+0.34’는 각각 여섯 번째와 일곱 번째 일산화규소 메이저 방출 천체로 확정됐다.

조세형 연구위원은 “일산화규소 메이저는 밀도 및 온도가 높은 영역의 무거운 원시성(아기별) 근처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에, 다른 파장대의 관측으로는 알기 어려운 원시성 위치 및 활동성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며 “KVN과 ALMA를 통해 계속적으로 별의 탄생 과정을 연구해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한국천문연구원은 2013년부터 동아시아 지역 ALMA 컨소시엄의 파트너로 참여해왔다. 본 연구결과는 한국 천문학자가 주도한 ALMA 관측에 의한 첫 번째 논문 성과이며, 해당논문은 미국 천체물리학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 of American Astronomical Society) 8월호에 게재됐다.

무거운 별 탄생 영역(G19.61-0.23 및 G75.78+0.34)에서 발생하는 일산화규소(SiO) 메이저
그림 1. KVN 단일 망원경을 사용해 두 무거운 별 탄생 영역(G19.61-0.23 및 G75.78+0.34)에서 발생하는 일산화규소(SiO) 메이저를 검출했다. 이는 청색 스펙트럼으로 확인할 수 있다. 붉은 선은 무거운 분자 핵의 중심속도를 나타낸다.

G19.61-0.23 천체의 전파 영상
그림 2. G19.61-0.23 천체의 전파 영상. 왼쪽 그림은 ALMA로 관측한 86GHz 대역 전파의 영상. 밝게 보이는 A, B, C, D, E, F 성분으로 나타냈으며 이 중 B 성분이 SiO 메이저(흰색 등고선)와 겹쳐져 SiO 메이저 위치를 확인했다. 오른쪽 그림은 ALMA로 관측한 B 성분을 공간 분해능이 더 높은 JVLA의 43GHz 대역 전파로 관측한 결과다. B 성분은 남북의 두 구역으로 분리됐고 이 중 북쪽의 성분이 SiO 메이저(흰색 및 빨강 등고선)들과 연계됐다.

G75.78+0.34에 대하여 ALMA로 관측한 86GHz 대역 전파 관측 영상
그림 3. G75.78+0.34에 대하여 ALMA로 관측한 86GHz 대역 전파 관측 영상에 SiO 메이저의 등고선(흰색)을 중첩시킨 영상. SiO 메이저가 가장 센 분자구름 핵(CORE)과 연계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용어해설

무거운 별 탄생영역 G19.61-0.23 및 G75.78+0.34
- G19.61-0.23 : 거리가 약 41,000광년 떨어진 거대 분자구름 내에 있는 별 탄생영역. 매우 뜨거운 고밀도 분자구름 핵들이 존재하며 이번 일산화규소 메이저가 발견된 곳 중 하나이다.
- G75.78+0.34 : 거리가 약 18,000광년 떨어진 천체로 G19.61-0.23과 비슷한 특성을 갖는 천체다. 이곳 역시 이번 일산화규소 메이저가 발견된 강한 밀리미터 대역 연속파 전파원 중의 하나다
메이저
메이저(MASER, microwave amplification by stimulated emission of radiation)는 레이저(LASER, light amplification by stimulated emission of radiation)와 파장영역이 다를 뿐 발생 원리가 동일하다. 일반적으로 분자나 원자의 전자는 안정된 상태에서 낮은 에너지 레벨에 더 많은 확률로 분포하고 있다. 그러나 외부의 자극에 의해 높은 에너지 레벨의 전자 분포가 낮은 에너지 레벨의 분포보다 많아지는 역전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역전 현상이 일어나면 이 매질을 통과하는 빛이나 전파의 세기가 통과하는 거리에 따라서 기하급수적으로 증폭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생성된 전파는 특정한 주파수에서 매우 강한 간섭 효과가 나타나고, 이를 메이저라고 한다. 우주의 메이저는 주로 만기형 별과 별 탄생 영역, 그리고 활동성 은하에서 관측된다. 일산화규소(SiO), 물(H2O), 수산화기(OH), 메탄올(CH3OH) 등의 분자가 메이저를 발생한다.
KVN(한국우주전파관측망, Korean VLBI Network)
한국천문연구원이 운영하는 KVN은 서울 연세대, 울산 울산대, 제주 탐라대에 설치된 21m 전파망원경 3기로 구성된 VLBI(초장기선 전파간섭계, Very Long Baseline Interferometry) 관측망이다. VLBI는 수 백~수 천 킬로미터 떨어진 여러 대의 전파망원경으로 동시에 같은 천체를 관측해 전파망원경 사이의 거리에 해당하는 구경을 가진 거대한 망원경의 효과를 구현하는 관측 장비다. KVN은 3기를 연결한 간섭계로 뿐만 아니라 각각의 단일 망원경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ALMA(아타카마 대형 밀리미터 및 서브밀리파 간섭계, Atacama Large Millimeter/submillimeter Array)
ALMA는 미국국립과학재단(NSF), 유럽남반구천문대(ESO), 일본자연과학연구기구(NINS)가 칠레 아타카마 사막에 건설하여 운영하는 국제적 천문관측장비다. 한국천문연구원은 2012년 일본국립천문대(NAOJ)와 ALMA 협력에 대한 협약을 맺고 2013년부터 사용이 가능하게 됐다. 2014년 8월에는 일본자연과학연구기구(NINS)와 ALMA 운영 및 개발에 관한 협약을 맺어 동아시아 ALMA 컨소시엄에 일본 타이완에 이어 공식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JVLA(Jansky Very Large Array)
미국 뉴멕시코 주 소코로에 25m 전파망원경 27기로 구성된 cm 및 mm 대역의 전파간섭계. 우주전파를 처음 발견한 Karl Jansky 박사를 기념해 JVLA로 명명하였으며 북반구에서는 가장 큰 전파간섭계이다.

연구팀

  • 조세형 (한국천문연구원 명예연구원, 연세대학교 객원교수)
  • 윤영주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
  • 김재헌 (상해천문대 박사후 연수원)
  • Liu Tie(한국천문연구원 전파천문연구본부 펠로우쉽 박사후연수원)
  • 김기태(한국천문연구원 전파천문연구본부 선임연구원)
  • 최민호(한국천문연구원 전파천문연구본부 책임연구원)
  • 자료문의: 042-869-5832, 전파천문본부 전파천문연구그룹 조세형 연구위원

논문

  • 게재지 : 미국천체물리학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 of American Astronomical Society)
  • 제목 : Two New SiO Maser Sources in High-Mass Star Forming Regions
  • 저자 : 조세형, 윤영주, 김재헌, Lie Tie, 김기태, 최민호
  • 게재일자 : 2016년 8월 1일


■ 첨부파일
적색 무거운_별탄생의_비밀_풀어줄_일산화규소_메이저원의_새로운_두천체발견.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