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거대 블랙홀 근방에서 분출되는 전파제트 기저부의 흔들림 현상 세계 최초 발견

보도자료 (2015-08-07)

한국천문연구원(원장:한인우)은 초거대 블랙홀 근방에서 분출되는 전파제트(참고자료1) 기저부의 흔들림 현상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현상은 초대형 블랙홀의 제트 발생과정을 이해하는 중요한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결과는 천체물리학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 7월호에 소개되었다.

블랙홀은 직접 관측이 되지 않지만 블랙홀 근처에서 발생하는 전파제트는 관측할 수 있다. 기존 이론에 따르면 전파제트 기저부의 제트 발생위치는 수도꼭지처럼 고정된 위치라고 알려져 있었으나, 이번 관측 결과는 전파제트의 발생위치는 변동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번에 확인한 기저부의 흔들림 현상은 플라즈마(참고자료2) 구름의 속도가 지금까지 생각해온 것보다 빠르다는 것과 전파제트의 기저부가 은하중심의 초대형 블랙홀로부터 30광년 이상 떨어져 형성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전파제트가 플라즈마 구름간의 충돌로 밝게 빛나는 것이라는 이론으로 설명된다.

플라즈마 구름들의 속도에 따라 이들이 충돌하여 밝게 빛나는 지점
이번 관측 결과를 설명하는 그림. 플라즈마 구름들의 속도에 따라 이들이 충돌하여 밝게 빛나는 지점이 달라 움직이는 것으로 보이게 된다. (지구 영상: 일본 기상청 홈페이지, 그 외: 야마구치 대학 제공)

공동연구팀은 지구에서 약 4.3억 광년 떨어진 활동은하(참고자료3) 마카리안 421(Mrk421)(참고자료4)의 중심에서 일어난 X선 대폭발 현상(참고자료5)을 폭발 직후부터 약 7개월간 정밀추적관측하여 높은 공간해상도의 자료를 얻었다. 이 정밀추적관측은 KaVA(참고자료6) 중 일본에 설치된 망원경인 ‘VERA(참고자료7) 전파망원경’을 이용하여, ‘상대 VLBI’(참고자료8,9)라는 관측 방법으로 수행하였다.

이번 연구는 한국천문연구원의 키노 모토키 선임연구원을 비롯하여 야마구치대학 대학원 이공학연구과의 니이누마 코타로 교수,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의 도이 마사히로 조교, 일본 국립천문대의 하다 카즈히로 연구원과 나가이 히로시 교수, 막스플랑크 전파천문연구소의 코야마 쇼코 연구원의 공동연구로 진행되었다.

Mrk421의 제트 기저부의 위치 변화
엑스-선 대폭발현상 후 7개월간 정밀 관측한 Mrk421의 제트 기저부의 위치 변화.
관측 시작 약 한 달이 경과한 후 제트의 기저부가 위치가 움직이기 시작하여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이 보인다.
0을 기준으로 +2~-2까지가 시선방향의 거리 변화를 나타낸다.
움직임의 크기는 최대 천만분의 1.4도(약 30광년)에 달한다. (야마구치 대학 제공)

용어해설

전파제트
초대형블랙홀과 그 블랙홀로의 물질 유입은 플라즈마로 구성된 두 방향의 모양이 잘 갖추어진 제트를 만들어낸다. 이 제트는 전파 대역에서 잘 관측이 되어 보통 전파 제트라고 불린다. 이 제트의 생성 메커니즘은 천체물리학의 대표적인 난제로 꼽힌다.
플라즈마
고체를 가열 하면 액체, 더 가열 하면 기체, 기체를 더 가열하면 플라즈마가 됩니다. 온도가 충분히 높으면 분리된 전자와 양이온이 재결합을 하지 않고 전자가 양전기를 뛴 이온이 공존하게 되는 상태
활동은하
은하 중심의 초거대블랙홀이 활발한 활동을 하여 그 주변에서 태양에너지의 1조배 이상의 에너지를 방출하는 은하. 제트 등으로 방출되는 중심핵의 에너지가 매우 강하여, 은하 전체보다 중심이 밝게 보여 별과 같이 보이는 경우도 있다. 이들은 준항성상전파원(퀘이사)로 불리기도 한다.
마카리안 421 은하
큰곰자리에 있는 활동은하의 명칭으로 지구로부터 4.3억 광년 떨어져 있다. 상대론적 효과로 은하핵 부근이 밝게 빛나는 BL Lac 천체에 속한다.
X선 대폭발
천체가 X-선 대역에서 짧은 시간 동안 급격히 밝아지는 현상이다. 수 시간에서 수 일에 걸쳐 발생하는데, 은하 중심의 초대형블랙 근방에서 발생한다.
KaVA(KVN and VERA Array)
KVN(한국우주전파관측망)과 VERA(일본우주전파관측망)의 공동관측망 http://kava.kasi.re.kr/kava_main.php
VERA(VLBI Exploration of Radio Astrometry)
일본 국립천문대가 보유한 일본의 VLBI관측망이다. 일본의 4개 관측소 (이와테현 오슈시, 동경도 오가사와라, 가고시마현 센다이시, 오키나와현 이시가키시)에 직경 20m의 전파망원경이 배치되어 있다. 이들 4대의 전파망원경을 동시에 사용하여 직경 2,270 km (일본 열도에 상당)의 전파망원경과 같은 해상도를 얻을 수 있다. 이 망원경은 인간의 눈에 비해 60,000배 이상의 좋은 해상도를 가지는데, 이는 달 위에 서있는 사람의 장소를 특정할 수 있는 공간해상도이다.
초장기선 전파간섭계 (Very Long Baseline Interferometry, VLBI)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여러 대의 전파망원경으로 동시에 천체를 관측하여, 전파망원경 사이의 거리만큼의 구경을 가진 거대한 가상의 망원경을 구현하는 방법이다. 관측 장비의 해상도는 망원경의 구경에 비례하여 향상된다. VLBI를 이용하면 허블 우주망원경, 스바루 망원경 등 대형 광학망원경보다 수십 배 이상의 높은 해상도로 천체를 관측하는 것이 가능하다.
상대VLBI관측
목표 천체와 위치기준이 되는 다른 전파원을 함께 관측하여, 목표 천체의 위치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관측방법으로, VERA는 상대 VLBI관측에 특화된 전파망원경이다.

연구팀

  • 제 1저자 : 니이누마 코타로 Niinuma Kotaro
  • 제 2저자 : 키노 모토키 Kino Motoki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
  • 자료문의: 042-865-2173 한국천문연구원 전파천문본부 전파천문연구그룹 손봉원 박사


■ 첨부파일
블랙홀근방에서_전파제트_기저부의_흔들림발견.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