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 백조자리 X-3의 광폭발 현상

한국우주전파관측망으로 세계 최초 두 파장 동시 관측 성공

보도자료 (2011-04-18)

한국천문연구원(원장: 박석재)은 블랙홀 마이크로퀘이사 백조자리 X-3의 광폭발 현상을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 Korea VLBI Network)을 이용하여 세계 최초로 22 및 43 기가헤르츠(GHz)의 두 파장 동시 관측에 성공하였다고 밝혔다. 이는 4월 6일자 ‘천문학자의 전보 (The Astronomer's Telegram)에 긴급게재 되었다.

이번 관측은 한국천문연구원 국제천체물리센터의 김순욱, 김정숙 연구원에 의해 3월 25일부터 4월 3일까지 한국우주전파관측망의 울산전파천문대를 이용하여 진행되었으며, 이후 자료 연구가 완료되면 블랙홀 주변의 원반에 관한 복잡한 고에너지 복사과정을 밝히는데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마이크로퀘이사의 광폭발 현상은 순식간에 천 만 배 이상 밝아졌다가 몇일만에 급격히 어두워지는데 이러한 현상은 수년에서 수십 년에 한 번 꼴로 불규칙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관측이 쉽지 않다. 이번 관측은 예측하기 힘든 광폭발 현상의 밝기 변화를 22 및 43 기가헤르츠(GHz)의 두 파장으로 동시에 관측하여 다양한 정보를 획득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


[그림 1] 백조자리 X-3의 구조
[그림 1] 백조자리 X-3의 구조

이번 관측에 이용된 전파망원경은 한국천문연구원이 보유한 KVN(Korean VLBI Network)의 3대 중 울산의 전파망원경을 이용하였다. KVN의 전파망원경들은 현재 세계에서 유일하게 22 및 43 기가헤르츠(GHz) 파장대를 동시에 관측할 수 있도록 설계된 초장기선전파간섭계(VLBI)이다.

광도곡선
천문학자의 전보 #3259에 게재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그린 그림(천문학의 전문용어로 “광도곡선”(光度曲線: light curve)이라고 함)

용어해설

백조자리 X-3에 대하여
백조자리 X-3은 현재까지 알려진 50여개의 블랙홀 이중성(二重星) 후보들 중에서 가장 밝은 전파원(電波源)으로서 우리로부터 약 3만 광년 떨어진 은하계 평면에 위치하고 있다. 백조자리 X-3은 1960년대에 발견되기 시작한 블랙홀 이중성 후보들 중 하나로서 1967년 발견된 이래로 지난 40여 년간 가장 신비로운(베일(veil)에 쌓인) 블랙홀 이중성 후보 중 하나로서 고중력(高重力)별(블랙홀 또는 중성자별)과 태양질량의 수십 배에 이르는 거대한 동반성(同伴星)인 울프-레이에(Wolf-Rayet)별이 불과 4.8시간이라는 짧은 시간에 한번 씩 서로 공전한다.
이론적으로 우리 은하에서 블랙홀과 울프-레이에별이 이중성을 형성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겨우 한 두 개 정도이며, 놀랍게도 실제로 현재 우리은하에서 발견된 이러한 이중성은 백조자리 X-3뿐이다. 최근 외부 은하에서도 백조자리 X-3과 같은 천체가 발견되었다. 백조자리 X-3의 고중력별은 블랙홀이라는 설이 가장 우세하나 중성자별일지도 모른다는 주장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백조자리 X-3의 고중력별은 태양 질량의 몇 배에서 10배 남짓 정도이지만, 크기는 수 킬로미터 정도로서 태양 크기의 수 만분의 일에 불과한 고밀도(高密度)별이다) 따라서 백조자리 X-3의 연구는 인류가 현재까지 발전시켜온 별의 진화의 이론을 검증하는데도 매우 중요한 천체이다.
또 가장 강력한 전파원일 뿐만 아니라 초고(超高)에너지 감마선(천억 electron-volt(1011 eV))을 내는 극한(極限)에너지 천체들 중의 하나여서, 극한에너지 천문학 또는 입자천문학(particle astronomy)의 연구에서도 아주 중요한 천체이다. 다시 말해서, 지구상에서는 도저히 실험할 수 없는 극한 중력, 극한 밀도, 극한 온도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소립자들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는데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는 천체이다.
마이크로퀘이사
고중력별(블랙홀 또는 중성자별)과 보통의 별이 짝을 이루는 이중성(“X-선 이중성”)들은 수년에서 수십 년 마다 한번 씩 불규칙적으로, 천만배 이상 갑자기 밝아지는 광폭발(光爆發: outburst) 현상을 보이는데, 광폭발과 함께 수반되는, 특수상대론적인 효과로 인하여 빛 보다 빠르게 관측되는 제트(jet)의 분출도 관측되는 천체들을 마이크로퀘이사(microquasar)라고 한다. 제트의 실제 속도는 빛의 속도의 99 퍼센트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마이크로퀘이사라는 용어는 마이크로퀘이사의 고중력별(블랙홀 또는 중성자별)의 질량이 태양 질량의 몇 배에서 10배 정도로서, 은하 또는 퀘이사의 중심에 있는 초거대 블랙홀(supermassive black hole)이 태양 질량의 수백만 배를 가진 것에 비하여 백만분의 1, 즉 “micro" 크기 이므로 생겨난 용어이다.
마이크로퀘이사의 광폭발 때의 막대한 에너지에 대하여
마이크로퀘이사들의 광폭발의 수일에 걸친 극대기(極大期: maximum)때는 1초당 방출되는 에너지가 태양의 복사에너지의 백만 배에 달하는데, 이것은 미국이 약 천 억년 동안 쓸 수 있는 막대한 규모의 에너지이다.
관측 성공의 자세한 천문학적 의미
백조자리 X-3의 광폭발 현상은 다른 마이크로퀘이사들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특히 불규칙적으로 발생하는데, 이번의 관측은 X-선 및 감마선 자료를 이용하여 광폭발 현상을 미리 예측하여 관측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러한 예측은 매우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 섬세한 과정이다.
이번 관측은 최초로 마이크로퀘이사를 광폭발의 극대기(極大期: maximu) 근처에서부터 광폭발이 소멸(消滅: decay)되는 과정을 22 및 43 기가헤르츠(GHz)의 2 주파수대역을 동시에 열흘이라는 장시간에 걸쳐 연속적으로 실시한 정밀 관측이다. 광폭발이 소멸되는 과정에서 수 시간마다 불규칙적으로 나타나는 전파 플럭스(flux)의 시간에 따른 변동량도 22 및 43 기가헤르츠로 동시 측정하였는데, 한 두 시간 정도의 플럭스의 시간 변동량(time variablity)은 블랙홀의 일반상대론적인 최내각 안정적 원궤도(Innermost Stable Circular Orbit: ISCO) 가까이의 강착원반(accretion disk) 주변의 복잡한 복사과정(예: 컴프턴 산란 및 싱크로트론 복사)등의 고에너지 천체물리학을 자세히 연구하는데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문의

  • 국제천체물리센터 천체물리연구그룹 김순욱박사 042-865-3213